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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기시다 조일 정상회담 못해 안달난 본토왜구 기시다 수상, 진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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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칼럼
기사입력 2024-03-27

        

                                                                                                              이흥노 미주동포

 

기시다 일본 수상이 22년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처음으로 조-일 정상회담을 제의했을 때 대부분 유엔 회원국들이 “제정신일까”라면서 비웃었다. 필자도 당시 “행동 없는 말이라 믿을 수 없다”면서 부정적인 글을 언론매체에 기고한 바 있다. 그런데 왠걸, 이듬해23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또 다시 “언제 어디서건 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의했다. 북한을 비롯해 많은 회원국들이 이번에는 그냥 무시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입장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기시다 총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일 관계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특히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북일 대화가 절실하다는 걸 진지하게 호소하곤 했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회와 ‘아베 3원칙’ 중 “납치 피해자 일괄 즉시 귀국”이 항살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아베는 가버렸고 세월이 흘러서 강경 일변도의 가족회도 융통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편, 북한의 김여정 부부장은 기시다의 유엔 발언과 관련해 이미 해결된 납치자 문제에서   전향적 자세를 취한다면 조일 대화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응수했다.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좌)·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본이 대화 제의를 하면서 납치 문제를 들먹이기만 하면 즉시 북한은 “되돌릴 수 없이 완전 해결된 문제”라면서 “허망한 망상”이라고 일축하는 완강한 자세를 보였다. 북일 간 접촉이 시작된 것은 이미 23년 초 부터라고 최근 일본 언론이 밝혔다. 더구나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북일 대화가 시작됐다는 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대북공조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윤석열 몰래 북일 국교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것은 윤석열의 입장에서 보면 기시다의 배신행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기시다 자신도 금년 초에 북일 대화를 모색하기 위해 “다각도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실토했다. 지난 1월6일, 김정은 위원장이 일본 강진으로 126명이 사망한 재난과 관련 일본 수상에게 위로 전문을 보냈다. 하지만 일총리를 ‘각하’로 호칭 한 것과 비친선국에 위로 전문을 보냈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면서 화제꺼리가 됐다. 위로 전문에 대해 하야시 관방장관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와 독특한 친서 외교를 했던 외교술이 재연되는 것이라고 평가를 하기도 한다.

 

일조국교정상화추진의원연맹 (회장 에토 세이시로)은 2월27일,총회를 개최하고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기시다 수상의 조기방북 요청 결의문을 채택했다. 또, 북일 축구전이 열리는 분위기 속에서 에토 회장은 총련의 간부들을 만났다고 했다. “아베 3원칙을 극복 못하면 북일 수교 불가”라  외치는 와다 하루키 교수 (북일 수교 활동가)의 역할이 일본 조야의 대북   강경 분위기 해소에 한 몫하고 있다. 동시에 <조-일 평양선언>에 참여했던 고이즈미 참모들의 긍정적 태도도 기시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본이 왜 조-일 정상회담에 목을 맬까?

 

기시다의 인기가 20% 대에 머문지 오래다. 이것을 정치적 위기라고 판단한  그는 북일 관계 개선이 유일한 탈출구라고 보는 것 같다. 기시다는 <김정일-고이즈미 평양선언> (2002년)에 서명한 고이즈미 전 총리가 하루 15%씩 지지가 올라갔다는 사실에서 해답을 찾은 것 같다. 또, 트럼프의 재집권이 크다고 예측한 그는 북미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확신하는 것 같다. 미국 보다 한 발짝 먼저 북일 관계 정상화로 일본이 확보할 수 있는 이익을 최대한으로 챙기려는 것이 큰 이유라고 보인다.

 

트럼프 시대가 되면 미국 주도 집단 안보가 퇴색되는 동시에 경제 우선시 체제로 접어들 것이라고 본 기시다는 동북아에서 미국의 빈자리를 일본이 차지해야 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북일 관계 정상화 카드를 빼들면 윤 정권이 기절하고 양보를 해서 일본의 이익을 왕창 챙길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무엇 보다 일본이 안보 위기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이점과 평양을 거쳐 유럽 아프리카 까지 경제적 진출이 용이하다는 것이 또 다른 장점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북일 대화에 대한 한미의 반응

 

북일 국교 정상화에 대해 한국은 속으로야 불만이 크겠지만 겉으로는 매우 조용하게 대응하고 있다. 김영호 통일부장관이 유일하게 한 마디 했다. 한국-쿠바 수교로 수세에 몰린 북한이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국면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부정적 논평을 했다. 또, “북한은 서울을 거치지 않고 워싱턴과 도쿄로 절대 갈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 보다 국교 정상화에 목을 매고 있는 일본이 수세에 몰렸다고 봐야 옳을 것 같다. 바꿔 말해 평양은 매우 느긋한 수동적 자세를 취하고 도쿄가 더 적극적으로 매달린다고 봐야 맞을 것 같다.

 

김 통일장관은 마치 서울이 북일 대화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실권을  쥐고 있는 것처럼 우쭐대는 모습은 정말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북일 국교 정상화는 서울 정권에겐 참기 어려운 모욕이기 때문에 항의 저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되레 조용해지길 바라는 눈치다. 윤석열은 타고난 유전자가 뼈속까지 친일 친미라서 할 말을 할 수 없는 처지다. 그 뿐 아니라 미국의 북일 대화 공개 지지로 그만 짹소리도 못하고 입을 다물고 있는 형편이다.  

 

한편, 미국은 일본의 북일 국교 정상화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미국의 충견으로 알려진 일본이 미국의 동의 없이 북일 대화를 추진한다고 보긴 어렵다. 두 개의 전쟁으로 곤욕을 치루는 미국이 제3의 전쟁, 특히 한반도 전쟁을 사전 예방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 한반도의 전쟁 위기 해소와 북한발 미국의 심각한 안보위기 해소에 북일 관계 정상화가 크게 기여하리라고 판단한 것 같다. 지구상 미국의 인간에 의한 정보 획득이 불가능한 곳은 북한 뿐이다. 일본이 미국을 대신해줄 것을 기대할 것이다.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과 시기  

 

시대가 변해서 미국 일변도의 일극체계는 도퇴하고 지금은 다극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걸 일본이 모를 리 없다. 수 십 년에 걸쳐 북핵 폐기에 혼신을 다했지만, 끝내 실패하고 되레 북한을 핵보유 군사강국으로 성장시켰다는 결과를 일본이 지켜본 것이다. 불가능한 북핵 폐기 구실로 북한과 적대 관계를 유지해 북한으로 부터 오는 무서운 안보위협을 감수할 필요가 더는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해 일본 전체가 끔찍한 고통의 시간을 지하에서 보내는 걸 끝장내자는 걸로 보인다.  

 

북한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공고해진 북중러 연대로 경제, 안보, 외교, 등 다방면에 걸쳐 빠른 발전을 하고 있어서 일본의 전후 배상을 노리고 국교 정상화에 임한다고 보긴 어렵다. 코로나로 철수했던 평양 주재 외교관들이 복귀하고 관광객이 몰려오기 시작하고 있다. 최근 북일 간 대화에서 많은 진전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조기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뿌찐 방북이 5월로 예상된다.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가 9월에 있다. 또, 11월에는 미국 대선이 있다.

 

8월 이전에 북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일본이 <조일 평양선언>에 따라 이미 일단락 된 납치 문제를 고집하지 않는다면 국교 정상화에 속도를 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솔직히 말해 수 십 만의 우리 딸과  젊은 청년들을 강제로 끌고가서 성노예로 강제노역에 동원했던 일본이 국교 정상화에 납치 문제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운다는 것은 진짜 적반하장이다. 또, 물건너갔다고 세상이 인정하는 북핵 폐기를 꺼내들고 대화에 나선다면 시대의 조류에 크게 역행하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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